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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알코올중독 이면엔 ‘태아알코올증후군’..”평생 고통 대물림”

▲태아알코올증후군을 가진 어린이의 얼굴 특징. 서적 '태아알코올증후군: 가정과 지역 사회를 위한 가이드'발췌. 
▲태아알코올증후군을 가진 어린이의 얼굴 특징. 서적 ‘태아알코올증후군: 가정과 지역 사회를 위한 가이드’발췌.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임신 중에 술을 마시면 태반을 통해 곧바로 아이에게 전해지죠. 중독 문제가 있다면 더욱 위험합니다.”  동행복권파워볼

국내 여성 알코올 의존증(중독)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태아알코올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 FAS)’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은 임신부의 임신 중 음주로 인해 태아에게 신체적 기형과 정신적 장애가 나타나는 선천성 증후군을 말한다.

주로 유럽 등 서구에서 문제가 돼왔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2019년 알코올 사용장애로 진료받은 여성 환자는 2015년 1만 5279명에서 2019년 1만 6957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년 전 세계 63만 명 신생아에게서 태아알코올증후군이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정확한 조사는 없지만 신생아 1000명당 4명꼴로 태아알코올증후군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유럽 등 서구에 비해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가 적은 편이지만 약 1000명 중 4명 정도는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앓고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거 한 조사에서는 임신한 여성 3명 중 1명은 임신 중에도 계속 음주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며 “생각보다 우리 사회에 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피력했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은 정신지체, 소뇌증, 저체중 등이다. 짧은 코와 미간, 뚜렷하지 않은 인중과 같이 특징적인 얼굴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선천적인 기형과 성장장애,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다.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들의 평균 사망나이는 34세이며, 일반인에 비해 자살의 위험도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교수는 “임신기에 엄마가 알코올을 복용하는 것은 적은 양이라도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뇌발달을 저해해 안면기형, 정신지체, 중추신경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임신사실을 모르고 1~2잔 마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꾸준히 마시는 것은 더욱 치명적”이라며 “과잉행동발달과 불안정한 정서 등 엄마의 음주로 인한 문제를 아이는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코올의존증 환자 또는 고위험 음주자가 준비없이 임신과 출산을 하는 경우가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야기할 위험이 가장 크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최근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임신 전 음주도 태아발달 저하 및 거대아 출산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고위험 음주 산모의 경우 거대아 출산 위험이 2.5배 높았다.

▲김영주 교수(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
▲김영주 교수(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

실제 분만 현장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종종 포착된다.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산모의 경우 간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은데, 간기능 저하로 인한 혈액응고장애 때문에 분만 과정에서 출혈이 멈추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알코올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문제에 대한 예방,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파워볼

문제는 알코올의존증이 쉽게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신과 분만 상황에 닥쳤을 때 곧장 음주를 중단하는 것이 쉽지 않고, 금주에 성공하더라도 임신 직전 음주가 태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산전진찰로 미리 아는 것도 불가능하다. 때문에 의료현장에서는 임신 3개월 전부터는 건강관리와 금주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얼마 전 진료실에서 만난 산모도 임신 전부터 알코올중독 있던 분이었다. 간경화까지 올 정도로 심각해 환자에게 지금이라도 술을 끊어야 한다고 설득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병원에 안 오시더라”며 “알코올문제 뿐 아니라 동반질환이 겹쳐 사전 관리가 필요한 경우였는데 무척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신 전 3개월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알코올의존이 있는 경우 임신 전 최소한 한 달은 금주를 해야 한다. 간기능상의 문제가 심하지 않다면 술끊고 임신을 준비하면 건강한 출산도 기대해볼 수 있다”며 “만일 간기능이 좋지 않을 때는 우리 몸의 대사가 약해지므로 경우에 따라 엽산을 고용량으로 섭취하도록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으로서 김 교수는 “임신과 출산에 있어 음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들은 평생 다양한 지적 장애 및 구별된 얼굴 특징, 신체적 기형 등으로 인해 많은 문제를 경험한다”며  “연구소의 목표는 100% 예방 가능한 태아알코올증후군을 퇴치하는 것이다. 임산부 음주 예방을 위한 다양한 기초 및 임상연구를 진행할 것이고,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들을 위한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지역사회의 인식 향상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승진 없애고 부장급 이하 직급 단일화
대우조선은 6단계 호칭→3단계로 축소
직급 없앤 네이버, 기술직만 5단계 레벨
“인사 혁신” “승진 적체 고육책” 엇갈려

[서울신문]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한 기업들 사이에서 직급 파괴, 레벨 도입 등 새로운 인사 제도 실험이 잇따르고 있다. 창의성 발현, 성과 기반 대우, 유연한 인력 활용 등에 초점을 맞춘 인사 혁신이란 평가와 함께 인사 적체 문제를 해결하고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 지출을 줄이려는 고육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14일 SK이노베이션은 사원·대리·과장·부장 등 부장급 이하 직급을 하나의 직급으로 단일화하고 승진 개념도 없앤다고 밝혔다. 단일 직급에 따른 대외 호칭은 PM(프로페셔널 매니저)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호칭은 통일해도 관리 목적으로 직급 체계는 유지하는데 이번 시도는 기존의 직급 단계마저 없앤 진정한 ‘직급 파괴’다. 국내 제조업 대기업 가운데 최초의 시도”라고 설명했다. 앞서 SK는 지난해 8월 그룹 차원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 등 임원 호칭을 부사장으로 통일한 바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도 기존 6단계로 운영하던 사무기술직 직위·호칭 체계를 사원·선임·책임 등 3단계로 축소했다. 삼양그룹도 이달 초 임원 인사를 내며 상무, 부사장 등 임원 직함 대신 직무 중심으로 호칭을 바꿨다.

2014년 직급제를 없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부터 기술직 직군에 한해 5단계(3~7단계)로 등급을 나눠 부여하는 레벨제(역량인증제)를 도입한다. 개인의 성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레벨은 직급이 아니고 조직장과 직원 본인만 알고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기존에 직원 간에 ‘님’으로 부르던 호칭 문화는 유지된다.

앞으로 호칭을 단순화하거나 직급을 없애는 인사 제도 변화는 업계의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준 대한상공회의소 기업문화팀장은 “직급에 따라 연봉이 정해지던 과거와 달리 성과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상위 직급에 있던 직원들의 반발이나 상대적 박탈감 등을 조직에서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간 매출 22조원·영업이익 2조원대 전망..굳건한 공급망·준비된 신가전-프리미엄 라인업 주효

LG전자가 올해 미국 가전 명가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영업이익과 매출액 전부 LG전자가 1위에 오르게 된다면 사상 첫 기록이 된다.올 한 해 코로나19(COVID-19) 여파 속 급증한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다양한 제품군으로 적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한 결과다.하나파워볼
LG전자 가전 매출 22조원·영업익 2조원대 전망…세계1위 예상━14일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생활가전(H&A) 부문에서 연간 매출액 22조원 이상을 올릴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2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매출(21조5160억원)과 영업이익(1조996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전통적인 비성수기로 꼽혀온 3~4분기 눈부신 활약이 연간 최고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H&A 사업본부는 올 4분기 5조원대의 매출과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122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며, 매출도 지난해(4조6160억원)보다 증가할 조짐이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월풀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매출액은 뒤졌다. 올 하반기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처음으로 월풀 추월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에서 월풀을 3000억원 이상 앞선 데 이어 4분기엔 격차를 더 벌리는 추세다. 업계에선 LG전자 H&A사업본부의 연간 매출 전망치가 월풀의 매출 전망치를 1조원 이상 앞서고 있다고 본다.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매출 전망치는 3개월 전과 비교해 6000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00억원 올랐다. 막판 코로나 확산 추세와 환율 등 변수가 남았지만 이대로라면 LG전자의 우세가 점쳐진다.
LG 프리미엄 가전 수요 폭증…북미시장 밀착 대응

LG전자가 올해 이런 성과를 얻은 데엔 남다른 비결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 위기에도 손실을 최소화한 효율적인 SCM(공급망관리) 시스템과 집콕 수요를 겨냥한 신가전 제품, 다양한 공간 인테리어 가전으로 인기를 주도했다는 평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북미 등 주요 지역에 밀착형 생산기지를 마련해 현지에서 폭발하는 가전 수요에 적절히 대응했다”며 “미국 내 공장의 조업이 원활하지 않을 때도 창원 공장을 활용해 공급 차질을 빚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월풀과 GE 공장은 코로나19 창궐로 조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각국 봉쇄령에도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리며 매출을 방어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온라인 판매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올 하반기 30%까지 늘었다, 연말엔 품목에 따라 50%까지 온라인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엔 LG 오브제 컬렉션을 전격 출시하는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펜트업'(억눌렸던 수요가 살아나는 현상)을 매출로 적절히 연결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100도 끓는 물로 만드는 트루 스팀을 활용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은 올 한해 촉발된 위생가전 수요를 자극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가전 수요가 연말까지 지속되며 LG전자의 창원공장은 이례적으로 4분기에도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다양한 생활 밀착형 신가전과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구비하고 있어 코로나 사태에도 탄탄한 수요를 지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박소연 기자 soyunp@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가열조리용' '익혀먹는' 등의 표시가 있는 굴은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가열조리용’ ‘익혀먹는’ 등의 표시가 있는 굴은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굴, 과메기 등 겨울 제철 수산물을 먹을 때 식중독 등을 주의해야 한다.

굴을 먹을 때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가열조리용’ ‘익혀먹는’ 등의 표시가 있는 경우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잠복기를 거친 후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복통, 오한, 발열 등이 동반된다. 보통 3일 이내에 증상이 낫지만, 회복 후에도 환자의 구토물, 배설물로 인해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해서 가열조리(중심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 가열) 해 먹으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노약자는 굴을 생식으로 섭취하기보다 굴국밥, 굴찜, 굴전 등으로 가열조리 해 먹는 게 안전하다.

꽁치나 청어를 건조하여 만든 과메기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건강에 좋다. 하지만 가열하지 않고 먹기 때문에 신선한 제품을 구입하고 보관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신선한 과메기는 껍질이 은색이고 살은 짙은 갈색으로, 몸체는 윤기가 흐르고 눌렀을 때 탄력이 있다. 과메기는 지질 함량이 높아 산패되기 쉬우므로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고, 남은 음식은 밀봉하여 냉동 보관해야 한다. 통풍 질환이 있다면 과메기에 들어 있는 퓨린 성분 때문에 증상이 악화 될 수 있어 섭취 시 주의한다. 퓨린이 체내에서 대사되면서 통풍을 악화시키는 ‘요산’을 생성한다.Copyrights 헬스조선 & HEALTH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찰 이어 경찰·국정원까지 힘으로 권력기관 개편 입법 강행
與 입법독주 “잘못됐다” 비판 나오는데도 “역사적 발전” 자평
윤석열 등 ‘인적 청산’도 속도..’살아있는 권력’ 수사 무력화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8일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갖기 위해 국회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문 대통령이 들어오는 입구 옆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펀드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8일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갖기 위해 국회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문 대통령이 들어오는 입구 옆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펀드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정권이 검찰과 경찰에 이어 국가정보원까지 3대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마무리했다.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15일 재개한다. 기존의 제도와 절차, 야당의 목소리는 무시한 브레이크 없는 입법 독주 ‘성과’다. 이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완성할 기회”라며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문재인 정권이 부르짖던 ‘권력 개혁’은 ‘권력 독재’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찰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10일 공수처법 개정안, 13일 국정원법 개정안까지 단독 처리했다. 이 중 특히 가장 논란이 되는 건 공수처법 개정안이다.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과 관련해 야당의 거부권(비토권) 효력이 사라진 만큼,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15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당장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가동, 이르면 이번 주 중 공수처장 후보 2명을 문 대통령에게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여권의 입맛에 맞는 초대 공수처의 출범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된다.

공수처는 문 대통령과 여권의 입장에서는 오랜 숙원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문 대통령은 2011년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라며 “지나치게 비대해진 검찰 권력, 지나치게 정치화된 검찰 권력,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검찰 개혁’은 현 정권에서 자연스럽게 최우선 과제가 됐다. 다만 검찰 뿐만 아니라 경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개편으로 형태가 확대시켰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 장치를 만들겠다”고 했다. 청와대도 2018년 1월 14일 권력기관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권력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국정농단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정당성을 부각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엄정하게 처리하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라고 한 것도 ‘반부패 시스템’ 구축을 위한 강력한 의지로 해석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 된 후 이석하며 의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 된 후 이석하며 의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하지만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칼을 겨누자, 사실상 ‘권력 개혁’은 ‘권력 독재’로 변질했다. 조 전 장관의 비리 의혹과 위선의 실태에 대해 침묵했던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7일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다음 날 “검찰 개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검찰을 향한 무자비한 압박의 신호탄이자, ‘권력 개혁=윤석열 찍어내기’ 프레임이 짜여진 순간이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과 여권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권력 개혁은 옳다고 주장한다. 공수처 출범이 검찰의 손과 발을 묶어 정권 수사의 싹을 잘라낸다는 속내로 해석되는데도, ‘역사의 발전’이라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공수처 설치는 대통령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 사정·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부패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오랜 숙원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검찰, 경찰, 국정원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아닌 ‘국민을 위한 국가기관’으로 다시 태어날 민주적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공수처가 출범하기도 전에 ‘협치’의 대상인 야당은 물론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1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과정과 관련해 국민의 54.2%가 “잘못됐다”고 답했다.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9.6%,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2%였다.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5515명 접촉해 500명 응답. 응답률 9.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2020년도 국정감사에서 감사가 잠시 중지되자 국감장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2020년도 국정감사에서 감사가 잠시 중지되자 국감장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제도적 개혁에 이어 인적 청산까지 속도가 붙으면서, ‘권력 독재’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가 오로지 ‘윤석열을 잘라내겠다’는 이유로 시작된 탓에 흠결이 상당한데도, 법무부는 15일 징계위를 재개한다. 지난 10일 1차 심의에서 징계위 구성 문제를 두고 ‘샅바싸움’이 이어져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만큼, 이날 심의에서는 결론이 날 것으로 관측된다. 정가에서는 해임·면직 등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본다.

문 대통령은 검사징계법상 징계위가 징계 수준을 결정하면, 그대로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 징계 후 불어 닥칠 정치적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징계위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막기 위해 윤 총장을 ‘찍어냈다’는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대한민국은 문주공화국(문재인+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문님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문빠들로부터 나온다”고 비꼬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10일 “문재인과 민주당 정권의 대한 민국 헌정파괴와 전체주의 독재국가 전환 시도가 점점 더 극성을 더해가고 있다”고 했고,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당) 원내대표은 지난 13일 “(민주당이) 180석 의석수를 ‘독재 면허증’ 쯤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 대통령이 야당 주장처럼 독재하고 싶다면 뭐 하러 어렵게 공수처를 만들겠느냐. 간단하게 윤 총장과 거래해서 2000명의 검사가 있는 검찰 조직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심지어 여권에서는 법조기자단 해체 주장까지 나온다. 문재인 정권의 무리한 권력 개혁 움직임이 도리어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정권의 정당성을 갉아먹고 있다.

데일리안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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