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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소비자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0으로 2013년 1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전달인 10월과 비교하면 8포인트나 뛰었다.파워볼게임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올해 7∼8월 이후 주택가격전망지수가 높아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최근 전셋값이 올랐고, 서울은 약간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전국 주택가격 상승세가 꾸준히 유지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월보다 6.3포인트 오른 97.9였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만 추려 산출하는 지표다.

장기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면 100보다 낮은 수치가 나온다.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9월 79.4까지 떨어졌던 이 지수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과 함께 10월에 91.6에 이어 11월까지 2개월 연속 회복세를 이어갔다.

10월과 비교하면 ▶현재경기판단(72·+14포인트) ▶향후경기전망(91·+8포인트) ▶소비지출전망(104·+4포인트) ▶생활형편전망(94·+3포인트) ▶현재생활형편(89·+3포인트) ▶가계수입전망(96·+2포인트) 등 6개 구성 지수는 모두 올랐다.

임금수준전망지수(111)와 가계저축전망지수(95), 취업기회전망지수(82)도 10월보다 각 2포인트, 3포인트, 7포인트씩 올랐다.

다만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은 1.8%로 0.1%포인트 떨어졌고,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8%로 한 달 새 변화가 없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 크게 오른 공시가격을 적용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가 배달되면서 강남권 아파트 보유자들이 술렁이고 있다.파워사다리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상승세가 크게 꺾이지 않던 고가 아파트에 작년의 2배에 육박하는 종부세가 부과되자 세금 부담을 느낀 보유자 일부가 매도나 증여를 고민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24일 주요 인터넷 포털의 부동산 관련 카페에는 최근 국세청이 고지한 종부세 내역을 확인한 회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올해 종부세가 작년의 2배 안팎으로 크게 올라 세금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 보유자라는 A씨는 “올해 종부세가 368만원 나왔는데, 작년보다 딱 2배 더 나온 것”이라며 “종부세 폭탄이라는 말이 현실화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B씨는 “작년에 30만원 냈던 종부세가 올해는 110만원으로 3.5배 올랐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올해 새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 가구가 2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종부세 대상이 아니었던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는 올해 26만2000원의 종부세가 고지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도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되면서 종부세 명목으로 10만1000원이 고지됐다.

고가 아파트의 종부세 부담은 더 커졌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실시한 종부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 보유자의 경우 작년 종부세가 191만1000원에서 올해 349만70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는 앞으로 ‘종부세 폭탄’을 우려했던 A씨와 비슷한 수준인데, 이 아파트의 내년 종부세 예상액은 713만7천원으로 올해보다 2배 넘게 오르고 후내년은 1010만7천원으로 1000만원을 넘기게 된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예컨대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84.5㎡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를 소유한 2주택자의 종부세 부과액은 올해 1857만원에서 내년 4932만원으로 2.7배나 오른다. 종부세에 재산세 등을 더한 보유세는 올해 총 2967만원에서 내년에는 6811만원으로 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8월 이후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급감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6월 1만561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6·17대책과 7·10대책 등의 영향으로 7월 1만643건으로 줄었고, 8월에는 4983건으로 크게 주저앉았다. 9월 3771건으로 더 감소한 거래량은 지난달 4021건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거래 절벽’ 속에 강남권 아파트 매물은 조금씩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매매)은 4만4622건으로, 두 달 전 3만9785건과 비교해 12.1% 늘었다. 이는 전국 시·도 중 세종시 다음으로 큰 매물 증가 폭이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어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매물 증가량이 서울 전체 구 가운데 1∼3위를 차지했다. 서초구가 같은 기간 아파트 매물이 3367건에서 4292건으로 27.4% 증가해 서울에서 매물 증가 폭이 가장 컸고, 강남구가 20.5%(3557건→4289건), 송파구가 20.1%(2421건→2908건)로 뒤를 이었다.

압구정동 H 공인 대표는 “똘똘한 한 채는 잡고 있어야 한다며 강남 아파트를 꽉 붙잡고 있지만, 다주택자 등 일부에게는 세금 중과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도 현실”이라며 “종부세 통지서가 나갔으니 매도 시점을 고민하는 분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 정보를 분석해보면 신고가 거래도 여전히 눈에 띄지만, 전고점 대비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가격이 내린 거래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종부세 효과’가 더해지며 강보합을 이어가던 매매 시장이 하락으로 돌아설지 관심이 쏠린다.

강남구에서는 역삼동 e편한세상 84.99㎡가 지난달 7일 24억9000만원(13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뒤 이달 15일 24억3000만원(8층)에 매매되며 한 달 사이 집값이 6000만원 내렸다. 해당 평형은 부동산 포털에 물건이 2건 올라와 있는데 집주인은 각각 24억5000만원과 26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83.21㎡도 지난달 17일 23억원(9층)에 매매되며 신고가 기록을 세운 뒤 이달 2일 22억1000만원(14층)에 팔려 보름 사이 9000만원 내린 값에 거래됐다. 압구정동 신현대11차 183.41㎡의 경우 지난달 24일 46억4000만원(13층) 신고가로 거래된 뒤 이달 4일 42억원(2층)에 매매돼 저층(2층) 거래라는 점을 고려해도 열흘 새 3억6000만원이 내렸다.

서초구에서는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 83.6㎡가 8월 24억원(20층)에 신고가 매매 후 지난달 21일 23억5000만원(17층)에 계약해 5000만원 내린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22억3500만원(6층)에 팔려 1억1500만원 더 내려갔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95㎡도 지난달 30일 36억6000만원(13층)에 신고가 거래 후 이달 5일 34억5000만원(20층)에 계약서를 써 일주일 만에 2억1000만원 내렸다.

강남권 중개업소들은 올해 연말보다는 내년 6월 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내년 상반기 안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처분하려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물량이 많지 않아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 대표는 “강남 쪽은 아이들 교육 등 문제로 항상 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에 물건이 어느 정도 풀린다고 해서 가격이 바로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강남 집값은 대기 수요가 떨어진 가격을 바로 받쳐주면서 지탱되는 구조”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2019년의 두 배.. 고지서 받은 시민들 ‘부글부글’
서울 대상자 1년전보다 38% 증가
2020년 대상자 70만명·세액 4조 넘을 듯
잠실주공 5단지 123만→249만원
종부세 피해 팔려해도 양도세 발목
전문가 “주택매물 늘지는 미지수”

23일부터 국세청의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이 시작됐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르는 ‘종부세 폭탄’은 일찌감치 예고됐지만 숫자를 눈으로 확인한 납부대상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파워볼게임

국세청에 따르면 종부세 고지서가 23∼24일 발송된다. 주택의 경우 지난 6월1일을 기준으로 공시가격 6억원(1가구1주택은 9억원) 초과분에 과세하는데,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지난해 종부세 납세의무자는 59만5000명, 세액은 3조347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공시가격 인상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85→90%)으로 종부세 대상이 늘고, 같은 부동산의 세액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납부 대상자는 70만명, 세액은 4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세율은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지난해 납부자는 대폭 오른 고지서를 받게 되고, 새로 종부세를 내게 되는 1주택자도 서울에서만 수만명에 이를 전망이다.국토교통부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시 공시가격별 공동주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대상이 되는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은 28만1033만가구로, 지난해 20만3174만가구보다 7만7859가구(38.3%) 증가했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가 분석(만 59세 미만, 만 5년 미만 보유 1주택자 종부세 세액공제 없는 경우)한 결과에 따르면 전용면적 82㎡의 잠실주공 5단지 종부세는 지난해 122만9880원에서 올해 249만4620원으로 두배로 뛴다. 내년에는 378만8016원, 2022년 554만8416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초고가 주택으로 꼽히는 한남더힐 235㎡는 지난해 종부세가 1539만9120원이었는데 올해 2224만800원으로, 내년과 내후년 각각 2811만8892원, 3445만8192원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이 23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한 가운데 올해 새로 종부세 대상이 된 주택·지역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종로세무서 재산세과 직원들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세청이 23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한 가운데 올해 새로 종부세 대상이 된 주택·지역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종로세무서 재산세과 직원들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홈택스 홈페이지 등을 통해 미리 고지된 종부세를 확인한 소유주들이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30대 직장인이라는 A씨는 “서울 마포구에 85㎡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작년 50만원 조금 넘었던 종부세가 올해는 200만원 가까이 나왔다”며 “재산세까지 합치면 한 달치 월급을 그대로 바친 셈”이라고 토로했다. 서초구에서 부인과 함께 임대업을 하는 B씨는 “올해 종부세가 4000만원 정도 나왔는데, 1∼2년 뒤에는 1억원 내야 되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며 “다달이 들어가는 대출이자와 원금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서 지금 살고 있는 집 빼곤 모두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부동산업계에서는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새로 종부세를 물게 된 가구도 크게 늘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예를 들어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는 올해 처음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됐다. 공시가격이 올해 9억4500만원으로 오르면서 종부세 부과 기준인 9억원을 넘겼다. 부동산 카페에 올라온 고지서를 보면 이 아파트 84㎡는 종부세 10만1088원과 함께 재산세 275만9400원이 부과돼 보유세로 총 286만488원을 납부해야 한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종부세가 올랐다고 해서 주택 매물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종부세를 피하려고 팔고 싶어도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서 꺼릴 수밖에 없다. 내년도 종부세 폭탄을 피하려면 기준일 전인 내년 5월31일까지 주택을 팔아야 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통화에서 “고가 다주택자 경우 세부담 상한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고, 종부세 부담을 계속 안고 가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일부는 내년 5월31일까지 매각에 나서겠지만 그 숫자가 시장 기대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팀장은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고 해도 양도세 부담이 더 커 매도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세종=박영준 기자, 박세준 기자 yjp@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전망 엇갈려
美 대선 끝나자 外人 컴백.. 코스피 탄력
반대매매 일주일새 223억→129억 급감
“GDP比 시총 109%, 상승 회의적” 의견도
“결국 실물경기 회복 여부 관건” 입 모아

올해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현상이 커지면서 이를 두고 ‘아직까진 괜찮다’는 입장과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실물 경기가 되살아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달 들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당선자가 승리를 선언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감소한 데다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면서 코스피가 탄력을 받음에 따라 지난달까지 급증했던 반대매매는 빠르게 줄고 있긴 하다.

23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된 금액은 129억원으로 나타나 지난달 26일 223억원에서 일주일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상민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반대매매가 나올 만한 종목과 시기를 분석하려면 고점 대비 20% 손실 정도에 인접한 종목들을 살펴보면 된다”며 “코스피와 코스닥 낙폭이 15% 이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반대매매가 나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공여 잔고 수준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반대매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갈 수도 있다. 게다가 일각에선 코스피 상승 여력이 크지 않아 여전히 하락장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반대매매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우려한다.

이달 10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상장된 시가총액은 약 2027조원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109.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5년간 GDP 대비 시총비율 중 최고치로 기록됐다. 일반적으로 GDP 대비 시총 비율이 60∼80%이면 증시가 저평가된 상태로 본다. 120% 이상이 되면 주식시장이 과열된 상태다.

2600선 뚫은 코스피 사상 최고 2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9.09포인트(1.92%) 오른 2602.59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8년 1월 2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 2598.19를 2년10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자 직원들이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상윤 기자
2600선 뚫은 코스피 사상 최고 2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9.09포인트(1.92%) 오른 2602.59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8년 1월 2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 2598.19를 2년10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자 직원들이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상윤 기자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 구조, 금융시장이 과거에 비해 선진화됐고 이번에 투입된 막대한 유동성 등을 기회로 기존의 상단을 넘어설 여지도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기존 고점 수준에 도달한 시총 비중은 실물 경기의 추가적인 회복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전에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기자ⓒ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롯데그룹 ‘왕관의 무게’③] 롯데의 현주소, 성적은 어떤가?

[편집자주]재계 5위. 자산 121조. 롯데가 짊어진 왕관은 무겁다. 조금 다르게는 위기로 읽힌다. 사드 사태로 인한 피해와 경영권을 놓고 벌인 왕좌 다툼이 잠잠해졌다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국적논란에 든든한 아군이 되어줄 핵심사업도 없다. 지주사 체제 전환 어느덧 3년. ‘뉴롯데’를 외치던 신동빈 회장의 꿈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던 호텔롯데 상장과 함께 멀어지는 분위기다. 신 회장이 쓴 왕관의 무게도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빨간불 켜진 롯데그룹. 사진은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사진=뉴스1 DB
빨간불 켜진 롯데그룹. 사진은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사진=뉴스1 DB

“롯데가 요즘 잘하는 게 뭐 있나요? 이 정도면 예전 호황도 그냥 운이 좋았던 거 아닌지….”

롯데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이런 평가를 내린다. 창립 이래 최대 위기. 롯데그룹에 붙는 수식어도 비슷한 맥락이다. 경영권 다툼과 국정농단 사태 등이 올해 초 대부분 일단락되던 차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이미 오프라인 유통 침체로 마트와 백화점 등 주력 사업이 동력을 잃어가던 시점. 코로나19까지 더해지며 그야말로 최악의 1년을 보내는 중이다. 호텔과 외식 등 전통산업에 치우친 롯데그룹 특성상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핵심 축 ‘흔들’… 롯데온도 망했다

롯데그룹의 두 축은 유통과 화학이다. 올해 상반기 두 부문의 영업이익은 각각 98.5%과 90.5% 쪼그라들었다. 신동빈 회장이 더 크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쪽은 유통이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올해 사상 최악의 성적표가 예고됐다. 매 분기 부진한 성적을 내놓다 3분기엔 점포정리 효과를 살짝 봤다. 롯데쇼핑 3분기 매출액은 4조1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8% 증가한 1111억원을 기록했고 당기 순이익은 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3분기 실적이 비교적 선방한 배경은 점포 정리를 통한 비용 감축 효과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손익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롯데마트는 3분기 영업이익 3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0.5% 신장했다. 롯데쇼핑이 3분기까지 폐쇄한 점포는 총 88곳이다. 연말까지 90곳을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

2조 물량을 쏟아부은 ‘롯데온’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e커머스와 H&B스토어 롭스 등이 포함된 롯데쇼핑 기타 사업부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고꾸라졌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1370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0억원 늘었다.

롯데쇼핑은 최근 몇 년 새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영업이익뿐 아니라 매출도 매년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2016년 23조원에 달했던 롯데쇼핑 매출은 2018년 17조8208억, 지난해 17조6220억원으로 줄었다. 2016년 9000억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279억원으로 줄었고 올 상반기에는 535억원에 그쳤다. 롯데쇼핑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가 예상된다.

면세점과 호텔 및 월드 등을 주축으로 하는 호텔롯데 사정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이 3분기에도 계속됐다. 3분기 호텔롯데는 영업손실 4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2조81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3980억원) 대비 50%가량 급감했다.

호텔롯데의 4개 사업 부문 모두 타격을 입었다. 특히 호텔 부문의 피해가 컸다. 호텔사업부의 영업손실은 2830억원. 전년 동기(영업손실 641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커졌다. 매출 또한 3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가량 감소했다.

롯데면세점/사진=뉴스1DB
롯데면세점/사진=뉴스1DB

면세사업부의 영업손실은 846억원이다. 매출은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가량 감소했다. 이중 롯데면세점의 경우 3분기 영업손실 110억원과 매출 8453억원을 기록했다. 놀이공원 등 월드사업부는 올해 영업손실 926억원과 매출 977억원을 기록했다. 리조트사업부는 영업손실 30억원 및 매출 553억원에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영위하는 사업 모두 코로나19 여파를 그대로 받지만 인건비와 유지보수비 등 고정비용이 높은 탓에 손실이 크다”며 “쇼핑 오프라인 점포를 접으면서 롯데온도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해 시장에서 롯데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의존 90%… 화학 부문 사업성 ‘빨간불’

문제는 쇼핑뿐 아니라 화학 부문 사업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2분기에 비해 3분기 선방한 점은 다행스럽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매출 3조455억원과 영업이익 19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줄었고 영업이익은 39.3% 감소했다.

하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5%, 489% 늘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원료가 약세 지속 및 제품 스프레드 확대로 전 분기 대비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는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화학업계 4분기가 비수기인 점을 미뤄볼 때 한 해 성적표는 시장 기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둡다. 롯데케미칼의 사업성이 타사에 비해 좋지 않아서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화학업계 1위 자리를 두고 LG화학과 치열한 다툼을 벌여왔다. 5년 전만 해도 LG화학 영업이익이 1조8235억원으로 롯데케미칼의 1조6111억원을 앞섰지만 이듬해 롯데케미칼이 2조54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LG화학을 크게 앞질렀다.

본격적인 하락세는 지난해부터다.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이 1년 새 40% 쪼그라들면서 LG화학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가장 큰 원인은 석유화학 업황 침체다. 롯데케미칼은 매출의 90% 이상이 석유화학 부문에서 나올 만큼 의존도가 높다. 석유화학 업황이 안 좋아지면 고스란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등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 1위로 지난 2분기 사상 첫 흑자를 내고 배터리사업 부문 물적분할에도 성공했다.

재계 관계자는 “5년 전 롯데케미칼이 삼성SDI의 케미컬 사업 부문과 삼성정밀화학 등을 3조원에 인수한 것을 두고 지나치게 가격이 높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며 “실적이 부진하고 롯데케미칼과의 시너지도 제한적이었다. 결국 신동빈 회장의 M&A 실패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유통과 화학 외에도 롯데그룹에는 부진한 성적의 계열사들이 많다. 롯데그룹 식품계열사는 경쟁 식품사의 선방 속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보다 18.1%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8.3% 줄어든 1조7506억원을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은 주류와 음료 사업 모두 경쟁사에 시장점유율을 뺏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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